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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나눔/초콜릿 이야기

초콜릿 만들기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은 하나부터 열까지 만만한 작업이 없는 것 같다. 처음 카카오봄 공방에서 수업을 할 때도 어떻게 끝나버렸는지 모르겠다. 음 그래 이제 좀 알 것 같을 때! 8주의 수업은 모두 끝나버리고, 막상 집에서 해보려니 잘 되지 않았다. 초콜릿을 만들기에 집에서 하기란, 환경도 그렇고 도구도 미미하고. 그리고 조금씩 만드려니 실습했었던 때와는 달리 초콜릿도 더 금방 굳어버리고 디핑 같은 것은 더더욱 하기 힘들었다. 마침 날씨도 더워지고 있어서 열심히 안했던 것도 사실.

초콜릿 만들기는 어떤 과정이라도 섬세하고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온도 영향이 매우 커서 적절한 대응도 중요하다. 참을성있게 차분히 해나가야 하는 작업이고 처음부터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도 힘들다. 계속적인 연습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코팅 초콜릿은 어떤 온도로 녹여도 굳었을 때 광택이 잘 나서 만들기 쉬운 편이지만 코팅 초콜릿은 순수한 재료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니 추천하지 않는다. 순수한 재료의 진짜 커버취 초콜릿으로 만든 프랄린이야말로 진짜의 가치가 있고 입에 넣었을 때 사르르 깔끔하게 녹는 느낌이 가짜와는 확연히 다르다. 

커버취 초콜릿은 판형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코인 모양으로도 많이 나와서 녹이기 전에 자를  필요 없이 바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판형으로 된 커버취 초콜릿은 쉐이빙으로 주로 사용한다.   

먼저 초콜릿 준비되었다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먼저 초콜릿을 녹여야 하는데 집에서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중탕으로 녹이는 것이다. 중탕 냄비 위에 초콜릿을 담은 볼을 놓고 녹이기 시작하는데 볼이 중탕 냄비의 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녹였을 때 온도가 50℃가 넘기 않아야 하며 초콜릿 덩어리가 다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녹기 시작하면 불 위에서 내려서 잔열로 녹는다. 그렇지 않으면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작업하기 어려워진다.

초콜릿을 덩어리 없이 다 녹였다면 템퍼링을 하게 되는데 초콜릿을 다음 작업을 하기 위한 가장 적당한 온도로 맞춰주는 것이다. 진짜 초콜릿은 카카오매스와 카카오 버터가 주 성분이 되는데 카카오버터 속 지방산들은 서로 붙어 있어서 결정을 만들고 조직이 치밀하게 한다. 매끈한 초콜릿을 위해서 템퍼링 작업이 필요한데, 템퍼링이 잘 안된 초콜릿으로 작업을 하게 되면 잘 굳지도 않을 뿐더라 굳은 표면에 얼룩한 블룸 현상이 나타난다. 녹는점이 다른 지방산들을 고루 녹여야 하는데, 온도를 천천히 올리고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온도를 온도계로만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온도계 온도가 맞았는데도 매끈한 프랄린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카카오버터의 결정구조, 즉 가장 안정적인 베타형태를 이루었는지는 온도계로만 알아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템퍼링 작업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 적절한 템퍼링 온도를 안알내는 것은 계속하는 반복적인 작업 중에서 스스로가 알아내야 할 개인 과제가 될 것 같다.

템퍼링 온도는 다크초콜릿은 31~32℃인 것에 비해 밀크 초콜릿이나 화이트 초콜릿은 유지방분이 초콜릿의 결정화를 억제하므로 온도를 좀더 낮게해야 한다. 밀크 초콜릿은 29~30℃, 화이트 초콜릿은 27~28℃가 적절한 온도이다.

템퍼링 온도를 완성했다고 그대로 온도가 유지되면 좋으련만, 초콜릿은 계속해서 굳어버린다. 그래서 그대로 방치하면 다시 초콜릿의 상태는 나빠지므로 계속해서 템퍼링 온도를 유지해주어야 한다. 조금 되직해진다 싶으면 살짝을 열을 가하고 저어주면서 점도를 봐주고 너무 온도가 올라갔을 때는 초콜릿을 공기와 접촉해 온도가 떨어질 수 있게 한다. 가장자리부터 굳어버리기 때문에 덩어리가 얻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템퍼링한 초콜릿으로 끊여 식힌 생크림과 섞어 만든 가나슈나 프랄리네 크림, 버터, 혼당 등과 다양한 재료와 섞어 만든 내용물에 초콜릿을 디핑하기도 하고, 마지팬이나 카라멜 같은 내용물에도 디핑을 한다. 또는 몰드에 초콜릿을 한번 입히고 다양한 가나슈로 안에 채워 다시 초콜릿으로 엎어주는 몰딩도 있다.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이렇게 하면 한입 크기의 나만의 프랄린이 최종 완성된다.  



라임오랜지나무의 sweet and s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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